3장
^7-3-1
大先生(대선생)이 自龍岩(자용암)하사 徒院坪(도원평)하시더니 曰(왈), 此行(차행)이 南朝鮮之行船也(남조선지행선야)니 滿其卜(만기복)하야 然后(연후)에 發船(발선)호리라.
^7-3-2
來人去客(내인거객)에 大賜酒食(대사주식)하시니라.
오고가는 사람들에게 크게 술과 밥을 내리시니라.
^7-3-3
向發井邑(향발정읍)하실새 命京石(명경석)하사 曰(왈), 大陣(대진)은 日行三十里(일행삼십리)하노라.
정읍을 향해 떠나실 때 경석에게 명하사 말씀하시기를, 큰 군대[大陣]는 하루에 삼십리를 가노라.
^7-3-4
^7-3-5
公又(공우)이 卽悟東學歌詞(즉오동학가사)에 逢時(봉시)에 隨之(수지)하면 汝家之運也一節(여가지운야일절)하야 願爲弟子(원위제자)하니라.
공우가 바로 동학가사에 만났을 적에 따라가면 너희 집안 운수니라 라는 한 구절이 깨달아져서 제자가 되기를 원하니라.
^7-3-6
公又(공우)이 終夜焚香逐蚊(종야분향축문)하더니 告曰(고왈), 弟子(제자)이 本是東學信徒(본시동학신도)로 每嘗食告(매상식고)호대 不爲大神師應感之定例(불위대신사응감지정례)하야, 自爲願見天主之告(자위원견천주지고)하고 方在四十九日祈禱之中(방재사십구일기도지중)하야 內心(내심)에 暗暗稱奇(암암칭기)하나이다.
공우가 밤새워 향을 피워 모기를 쫓으며 아뢰기를, 제자가 본래 동학 신도로서 언제나 식고 드리기를 대신사응감(大神師應感)이라는 정해진 예규대로 하지 않고, 스스로 하느님[天主] 뵈여지이다 라고 고하였사오며, 지금도 사십구일 기도를 드리던 중이라서 속으로 이상하게 여기나이다.
^7-3-7
曰(왈), 無緣(무연)하면 何可逢耶(하가봉야)아.
말씀하시기를, 인연이 없었다면 어찌 만날 수 있었겠느냐?
^7-3-8
曰(왈), 今(금)에 可逢之人(가봉지인)을 逢之(봉지)하니 通情神(통정신)이 出焉(출언)하노라.
말씀하시기를, 이제 만날 사람을 만났으니 통정신이 나오노라.
^7-3-9
我事(아사)난 雖父母兄弟妻子之間(수부모형제처자지간)이라도 不能或知(불능혹지)하나니, 我(아)난 西洋大法國千啓塔天下大巡(서양대법국천계탑천하대순)이노라.
나의 일은 부모, 형제, 처자 사이라도 알지 못하나니, 나는 서양 대법국 천계탑 천하대순이노라.
^7-3-10
東學呪(동학주)에 侍天主造化定(시천주조화정)이라 하니, 我(아)난 在天(재천)하야 以天地万神之願(이천지만신지원)하야 天政(천정)을 命天朝之臣(명천조지신)하야 爲攝理(위섭리)하고, 降千階塔(강천계탑)하야 大巡天下(천하대순)하고 察万方億兆之休戚(찰만방억조지휴척)하더니, 汝(여)이 東土(동토)에 有緣故(유연고)로 東來(동래)하야 三十年之間(삼십년지간)에 在金山寺彌勒殿(재금산사미륵전)하야, 於崔濟愚(어최제우)에 降天命(강천명)하고 降神敎(강신교)러니, 濟愚(제우)가 爲韓朝所害故(위한조소해고)로 我(아)난 應八卦甲子(응팔괘갑자)하야, 辛未九月十九日(신미구월십구일)에 降世也(강세야)니라.
^7-3-11
^7-3-12
曰(왈), 我(아)이 代來(대래)하니 我(아)난 大先生也(대선생야)노라.
말씀하시기를, 내가 대신 왔으니, 내가 대선생(大先生)이니라.
^7-3-13
^7-3-14
汝之徒(여지도)난 惟義一心(유의일심)하야 求萬世之大福(구만세지대복)하라.
너희들은 오직 의로움 한마음[惟義一心]으로 만세의 큰 복을 찾을지어다.
^7-3-15
天地神明(천지신명)이 奉我命(봉아명)하야 以秋運大義(以秋運大義)로 肅淸不義(숙청불의)하고, 默佑義人(묵우의인)하나니 惡者(악자)는 如万葉之秋落(여만엽지추락)하고, 善者如百果之秋成(선자여백과지추성)하노라.
천지신명이 내 명령을 받들어 가을 운의 대의[秋運大義]로써 불의(不義)를 숙청(肅淸)하고 은밀히 의인(義人)을 돕나니, 악(惡)한 사람은 모든 잎이 가을에 떨어지듯 하고, 선(善)한 사람은 모든 과실이 가을에 익는 듯 하노라.
^7-3-16
是故(시고)로 我世(아세)에 万象(만상)이 俱新(구신)하고 万福(만복)이 更始(갱시)하노라.
그러므로 나의 세상에 만상(萬象)이 다 새로워지고, 만복(萬福)이 다시 시작되노라.
^7-3-17
到井邑(도정읍) 大興(대흥)하사 下勅(하칙)하신대, 晴天(청천)이 大雷(대뢰)하니라.
정읍 대흥리에 도착하사 칙령을 내리시매 맑은 하늘에 천둥이 크게 치니라.
^7-3-18
曰(왈), 有速也(유속야)로다.
말씀하시기를, 빠르구나.
^7-3-19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初臨大興(초림대흥)하사 白日(백일)에 雷聲(뇌성)이 大作(대작)하니 世人(세인)이 驚訝(경아)하나니다.
제자가 아뢰기를, 처음 대흥리에 오시어 맑은 하늘에 천둥소리가 크게 일어나니 세상 사람들이 놀라나이다.
^7-3-20
曰(왈), 我之所居(아지소거)를 天地神明(천지신명)이 知之可也(지지가야)니라.
말씀하시기를, 내가 있는 곳을 천지신명에게 알리는 것이 옳으니라.
^7-3-21
扶安人(부안인) 李致化外諸人(이치화외제인)이 次第而願爲弟子(次第而원위제자)하니라.
부안 사람 이치화와 그 밖에 여러 사람이 찾아와 제자가 되니라.
^7-3-22
一日(일일)에 曰(왈), 京石(경석)아. 汝(여)난 保髮加冠(보발가관)하라. 汝(여)이 加冠(가관)하면 天下之人(천하지인)이 多加冠(다가관)하노라.
하루는 말씀하시기를, 경석아 너는 머리를 기르고 갓을 쓰라. 네가 갓을 쓰면 세상 사람들이 갓을 많이 쓰리라.
^7-3-23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保髮加冠(보발가관)이 非時世之逆行乎(비시세지역행호)잇가.
제자가 여쭈기를, 머리를 기르고 갓을 쓰는 것이 시세에 역행하는 것이 아닙니까?
^7-3-24
曰(왈), 人棄我取(인기아취)하라.
말씀하시기를, 사람들이 버린 것을 내가 취(取)하노라.
^7-3-25
下訓(하훈)하시니
河圖義氣馬人同(하도의기마인동)하니
故拔一毛利天下(고발일모이천하)라.
博覽博識誰伏羲(박람박식수복희)오
天王公庭表日暈(천왕공정표일훈)이라.
가르침을 내리시니,
하도의 의로운 기운은 말과 사람이 같으니,
그러므로 한 터럭을 뽑아 천하를 이롭게 하노라.
널리 보고 널리 앎은 누가 복희런가.
하늘 임금의 공정에 햇무리가 드러나도다.
^7-3-26
曰(왈), 今世之伏羲(금세지복희)가 在加冠之下(재가관지하)하니 博覽博識(박람박식)이 天下無敵(천하무적)하노라.
말씀하시기를, 지금 세상의 복희씨가 갓 쓴 (사람) 밑에 있나니, 박람박식이 세상에 적수가 없노라.
^7-3-27
一日(일일)에 或(혹)이 上左膾(상례회)하거늘 嘗之(상지)하신대, 天(천)이 顯象현상)하야 酷似左魚而行之(혹사례어이행지)하니라.
하루는 어떤 사람이 가물치회를 올리거늘, 잡수시매 하늘이 그 모습을 드러내어 마치 가물치가 떠가는 것 같으니라.
^7-3-28
曰(왈), 我(아)난 不可私也(불가사야)니 所食(소식)에 天(천)이 顯象(현상)하노라.
말씀하시기를, 나는 사사로운 일을 못하노니, 먹는 것도 하늘이 모습을 나타내느니라.
^7-3-29
一日(일일)에 有琴師(유금사)하야 弟子(제자)이 五六人(오륙인)이 侍坐(시좌)하야 聽琴(청금)하더니, 天(천)이 顯象(현상)하야 七八人(칠팔인)이 列坐(열좌)하야 彈之聽之(탄지청지)어늘 曰(왈), 我(아)난 不可私也(불가사야)니 聽琴(청금)에 天(천)이 顯象(현상)하노라.
하루는 거문고 타는 사람을 불러 제자 대여섯 사람이 모시고 앉아 연주를 듣더니, 하늘이 일곱 여덟 사람이 벌려 앉아 거문고를 타고 듣는 모습을 나타내 보이니라.
말씀하시기를 나는 사사로운 일을 할 수 없나니, 거문고를 들으매 하늘이 모습을 보여주노라.
^7-3-30
一日(일일)에 曰(왈), 京石(경석)아 汝(여)난 受降靈(수강령)하라.
하루는 말씀하시기를, 경석아. 너는 강령을 받으라.
^7-3-31
京石(경석)이 命(명)으로 讀(독) 元皇正氣來合我身(원황정기내합아신)하더니 遂放聲大哭(수방성대곡)하거늘, 命止之(명지지)하시고 曰(왈), 汝(여)난 受神罰(수신벌)하니라.
경석이 명령대로 원황정기내합아신(元皇正氣來合我身)을 읽다가 목을 놓아 크게 울거늘 그치라고 명하시고 말씀하시기를, 너는 신명에게 벌을 받았느니라.
^7-3-32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京石(경석)이 奉命讀呪(봉명讀呪)하야 放聲大哭(방성대곡)하니 何以乎(하이호)잇가.
제자가 여쭈기를, 경석이 명을 받들어 주문을 읽다가 방성대곡하니 어째서입니까?
^7-3-33
曰(왈), 命受降靈(명수강령)하거늘 京石(경석)이 有異志(유이지)하야 讀之(독지)하니, 我(아)난 有戒(유계)하고 神(신)은 有罰(유벌)하노라.
말씀하시기를, 강령을 받으라고 명령했는데 경석이 다른 뜻을 품고 읽었으니, 나는 경계시키고 신명은 벌을 주었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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