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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丁未 1907

2 / 14장

^7-2-1

^7-2-1
一日(일일)에 在銅谷(재동곡)하시더니 曰(왈), 今日(금일)에 行學仙菴(행학선암)호리라.
하루는 구릿골에 계시더니 말씀하시기를, 오늘 학선암에 가리라.

^7-2-2

^7-2-2
到中路(도중로)하사 夏雨(하우)가 驟至(취지)어늘 □煙竹一揮(□연죽일휘)하시니, 黑雲來雨(흑운내우)가 驅止一處(구지일처)타가 入菴而后(입암이후)에 始雨(시우)하니라.
가시는 도중에 소나기가 몰려오거늘, 담뱃대를 들어 한 번 휘두르시니 몰려오던 비구름이 한 곳에 몰려 머무르다가, 암자에 들어가신 뒤에 비가 오기 시작 하니라.

^7-2-3

^7-2-3
一日(일일)에 在銅谷(재동곡)하시더니 脫冠網(탈관망)하시고 將往龍岩(장왕용암)하사 曰(왈), 此行(차행)이 吉行也(길행야)니라.
하루는 구릿골에 계시더니 갓과 망건을 벗으시고 용암으로 가시려 할 때 말씀하시기를, 이 길이 길행이니라.

^7-2-4

^7-2-4
適其時(적기시)에 井邑人(정읍인) 車京石(차경석)이 代人督債訟事(대인독채송사)하야 行全州(행전주)할새 路過龍岩(노과용암)하더니, 見(견) 大先生(대선생)하니 竹笠捲袴(죽립권고)하사 儀表(의표)가 脫俗(탈속)하시고, 動止(동지)가 豁達(활달)하시고, 言語(언어)가 率直(솔직)하시사 行世凡節(행세범절)이 一無外飾(일무외식)하시니, 風采(풍채)가 大富大貴之氣像(대부대귀지기상)이오, 眼光(안광)이 射人(사인)하야 不敢正視(불감정시)하니라.
마침 그 때 정읍 사람 차경석이 남의 빚을 독촉하는 송사로 전주로 가는 길에 용암리를 지나다가 대선생을 뵈오니, 바지를 걷어 올리고 대삿갓을 쓰시어 차림새가 속되지 않으시고, 행동거지가 씩씩하시며 말씀이 솔직하시어 행세범절이 하나도 꾸며냄이 없으시니, 풍채가 크게 부귀할 모습이시고 눈빛이 사람을 쏘는 듯 하여 감히 마주 볼 수 없으시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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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5
對人情談(대인정담)하시니 如春風(여춘풍)이 滿地(만지)하고, 臨事析理(임사석리)하시니 若大若(약대하)가 將傾(장경)하니라.
사람들과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시니 마치 온 땅에 봄바람이 가득한 듯하고, 일을 처리하심에 이치를 밝혀 말씀하시니 마치 큰 강물이 흐르듯 하시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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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6
語韻(어운)이 寬弘轉雷(관홍전뢰)하사 凡百行世(범백행세)이 浩浩蕩蕩(호호탕탕)하야 不可執幅(불가집폭)하거늘, 京石(경석)이 自驚自醉(자경자취)하야 曰(왈), 我在東學道主孫秉熙之下(아재동학도주손병희지하)하야 不滿道主之爲人(불만도주지위인)하고 自我自尊(자아자존)이 亦非不高也(역비불고야)어늘, 何意天下(하의천하)에 有如此雄材大器(유여차웅재대기)리오 하고 恭問曰(공문왈), 先生所業(선생소업)이 何以(하이)하시니잇고.
말씀은 너그러우면서 천둥이 구르는 듯 우렁차시고, 하시는 모든 행동이 매우 호탕 하시어 폭을 잡을 수 없거늘, 경석이 스스로 놀라고 스스로 도취하여 말하기를, 내가 동학 도주(道主) 손병희 아래에 있으면서 도주의 사람됨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존심이 또한 낮지 않거늘, 어찌 천하에 이와 같이 뛰어난 재주와 큰 그릇이 있다고 생각하였으리오 하며 공손히 여쭈기를, 선생께서는 무슨 업을 하시나이까.

^7-2-7

^7-2-7
乃桀(내신)하시고 曰(왈), 我(아)난 以醫業行世(이의업행세)하노라.
빙그레 웃으시며 말씀하시기를, 나는 의업으로 행세 하노라.

^7-2-8

^7-2-8
京石(경석)이 又問曰(우문왈), 願聞鄕第(원문향제)하노이다.
경석이 다시 여쭈기를, 사시는 곳을 듣고자 하나이다.

^7-2-9

^7-2-9
曰(왈), 我(아)난 東亦客 西亦客(동역객 서역객)이니 天地無家客(천지무가객)이로다.
말씀하시기를, 나는 동쪽에서도 나그네요, 서쪽에서도 나그네이니, 천지에 집이 없는 나그네로다.

^7-2-10

^7-2-10
京石(경석)이 大異之(대이지)러니 適有一蜂(적유일봉)이 飛來(비래)하야 落食器(낙식기)하니 京石(경석)이 疑訝(의아)하거늘 曰(왈), 蜂者(봉자)난 有規模之盤也(유규모지충야)노라.
경석이 크게 이상히 여기더니, 마침 벌 한 마리가 날아와 밥그릇에 떨어지므로 경석이 의아해 하거늘 말씀하시기를, 벌은 규모 있는 벌레니라.

^7-2-11

^7-2-11
京石(경석)이 聞言(문언)에 妙入心境(묘입심경)하야 卽席(즉석)에 願爲弟子(원위제자)하거늘, 退之(퇴지)하니라.
경석이 말씀을 듣고 오묘한 마음의 경지에 들어 그 자리에서 제자가 되고자 원하거늘, 물리치시니라.

^7-2-12

^7-2-12
宿所(숙소)를 定龍岩水砧幕(정용암수침막)하시니, 凡百(범백)이 醜率(추솔)하야 常人(상인)이 不可堪居(불가감거)하니라.
숙소를 용암리 물방앗간에 정하시니, 모든 것이 더럽고 졸렬하여 보통 사람이 살아 낼 수 없더라.

^7-2-13

^7-2-13
京石(경석)이 固執不去(고집불거)하고 隨后(수후)하야 請侍井邑(청시정읍)하거늘, 大聲震怒(대성진노)하사 曰(왈), 我(아)난 與汝無緣(여여무연)하니 速退我前(속퇴아전)하라.
경석이 굳이 붙잡고 떠나지 않으면서 뒤따르며 정읍으로 모시기를 청하거늘, 큰 소리로 진노하여 말씀하시기를, 나는 너와 인연이 없으니 빨리 내 앞에서 물러가라.

^7-2-14

^7-2-14
京石(경석)이 自念(자념)호대 事事奇警(사사기경)하니 忽想起(홀상기) 東學歌詞(동학가사)에, 如狂如醉(여광여취) 其兩班(기양반)을 隨之又之(수지우지)하야 支侄其苦(지질기고)를 有雖爲言乎之一節(유수위언호지일절)하야 發願懇曲(발원간곡)하니라.
경석이 홀로 생각하니 일마다 놀랍고 이상하므로, 문득 동학가사에 여광여취 그 양반을 간 곳마다 따라가서 지질한 그 고생을 누구에게 한 말이며 라는 한 구절이 떠오르므로, 간곡히 발원하니라.

^7-2-15

^7-2-15
大先生(대선생)이 頓無顧念之意(돈무고념지의)하사 驅之迫之(구지박지)하시고, 叱之責之(질지책지)하시니 京石(경석)이 抵死固請(저사고청)하야 爲十日(위십일)하니라.
대선생께서 돌아보실 뜻이 전혀 없으시어 구박을 심히 하시고 여러 번 꾸짖으시니, 경석이 죽기를 작정하고 굳이 청하여 열흘이 되니라.

^7-2-16

^7-2-16
然後(연후)에 難然許之(난연허지)하사 曰(왈), 汝若從我(여약종아)면 棄汝行世之心(기여행세지심)하고 改心惟義(개심유의)하고 潔齊一心(결제일심)하야 以奉天地大道之一意(이봉천지대도지일의)하야 更次(갱차)에 尋我(심아)하라.
그런 뒤에야 어렵게 허락하사 말씀하시기를, 네가 나를 따르려면 지금까지 행세하던 마음과 일을 모두 버리고, 마음을 의롭게 고치고 깨끗이 하여, 일심으로 천지대도를 받들겠다는 뜻만이 남은 다음에 나를 찾아오라.

^7-2-17

^7-2-17
京石(경석)이 滿心歡悅(만심환열)하야 奉命謝退(봉명사퇴)하니라.
경석이 마음에 온통 기쁨이 넘쳐 명령을 받들고 물러 가니라.

^7-2-18

^7-2-18
厥后(궐후) 不多日(불다일)에 大先生(대선생)이 在龍岩(재용암)하시더니, 井邑人(정읍인) 車京石(차경석) 安乃成(안내성) 外一人(외일인)이 願爲弟子(원위제자)하니라.
그 뒤에 며칠 되지 않아 대선생께서 용암리에 계시더니, 정읍 사람 차경석안내성과 또 한 사람이 찾아와 제자가 되니라.

^7-2-19

^7-2-19
□然長嘆(위연장탄)하사 曰(왈), 險惡之八字也(험악지팔자야)로다. 一是逆漢之徒(일시역한지도)가 尋入也而已(심입야이이)로다.
한숨을 쉬시며 길게 탄식하시고 말씀하시기를, 험악한 팔자로다. 모두 한결같이 역적놈들이 찾아 들었을뿐이로다.

^7-2-20

^7-2-20
曰(왈), 我(아)난 質諸天地神明(질제천지신명)하리니 万神(만신)이 退之(퇴지)면 我亦無奈(아역무내)하노라.
말씀하시기를, 나는 천지의 모든 신명의 뜻을 물어 결정하리니, 모든 신명이 물리치면 나도 어찌할 수 없노라.

^7-2-21

^7-2-21
下勅命神(하칙명신)하시더니 俄而(아이)오, 曰(왈) 万神(만신)이 聽我(청아)하노라. 京石(경석)은 以時運(이시운)으로 姑用(고용)하거늘, 獨晦齊(독회제)가 以憂民事(이우민사)하야 有訟(유송)하노라.
신명에게 칙령을 내리시더니 조금 있다가 말씀하시기를, 모든 신명이 내 말을 들었노라. 경석은 시운(時運)에 따라 잠시 쓰려하거늘, 오직 회재(晦齋)가 백성의 일을 걱정하여 반대하노라.

^7-2-22

^7-2-22
夜來(야래)에 寢草田(침초전)하시니 三人(삼인)이 終夜侍立(종야시립)하야 飛蚊(비문)하니라.
밤이 되어 풀밭에 누워 주무시니, 세 사람이 밤새도록 모시고 서서 모기를 쫓으니라.

^7-2-23

^7-2-23
鷄鳴而后(계명이후)에 起寢(기침)하사 曰(왈), 誤臥草田也(오와초전야)로다. 何不早時驚醒(하불조시경성)고.
닭이 운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사 말씀하시기를, 잘못하여 풀밭에 누웠구나. 어찌 미리 깨우지 않았느냐?

^7-2-24

^7-2-24
或眠石上(혹면석상)하시고 或閑談野人(혹한담야인)하시니 三人(삼인)이 隨后(수후)하야 至誠侍之(지성시지)하니라.
때로는 돌 위에서 주무시고, 때로는 들판의 사람들과 이야기하시니, 세 사람이 정성을 다해 모시니라.

^7-2-25

^7-2-25
凡如此多日(범여차다일)에 璥然長嘆(창연장탄)하사 曰(왈), 我(아)난 嘗苦頃水(상고경수)러니 僅出(근출)하야 立足水(입족수)어늘, 京石(경석)이 再次(재차)에 推入頃水也(추입경수야)로다.
이렇게 여러 날이 되니, 낙심하사 길게 탄식하시며 말씀하시기를, 내가 목물에 빠져 괴로워하다가 간신히 빠져나와 발목물에 당도하였거늘, 경석이 다시 목물로 끌어 들이는 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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