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장
^4-9-1
大先生(대선생) 曰(왈), 昔(석)에 有蕩者一人(유탕자일인)하야 放浪四海(방랑사해)러니, 及悔悟(급회오)하야 擇地設壇(택지설단)하고 功仙學(공선학)하야 至誠禱天(지성도천)하니 追從者(추종자)이 不過幾人(불과기인)이라.
대선생께서 말씀하시기를, 옛적에 어떤 방탕한 사람이 있어서 사방으로 떠돌아다니더니, 마침내 잘못을 뉘우쳐 깨닫고, 자리를 가려 단을 쌓고 선학(仙學)을 배우고자 지성으로 하늘에 기도하니, 따르는 사람이 불과 몇 사람이더라.
^4-9-2
爲一世笑指(위일세소지)러니 及其終也(급기종야)에 成道上天(성도상천)할새, 天門(천문)이 忽開(홀개)하며 仙官仙女(선관선녀)이 以仙樂(이선악)으로 來迎(내영)하야 爲一世欽羨(위일세흠선)하니, 我道之下(아도지하)에 有如此者也(유여차자야)니라.
한 세상의 비웃음과 손가락질을 받더니 끝에 가서는 도를 이루어 하늘에 오를 때, 하늘 문이 홀연히 열리며 선관 선녀가 선경의 음악으로 마중 나와 한 세상의 공경과 부러움을 받았나니, 나의 도 아래에 이와 같은 사람이 있으리라.
^4-9-3
一日(일일)에 有二人者(유이인자)하야 將願爲弟子而來(장원위제자이래)하야 酬酌非望(수작비망)하더니 立地成願(입지성원)하야, 或爲外語(혹위외어)호대 流暢(유창)하며 或爲舞蹈(혹위무도)호대 能爛(능란)하야 流汗不能自制(유한불능자제)하야 罔知所措(망지소조)어늘 良久(양구)에 命止之(명지지)하시고 曰(왈), 學大人者(학대인자)난 知之所止可也(지지소지가야)니라.
하루는 두 사람이 장차 제자가 되고자 하여 찾아와 머무르면서 그릇된 소망을 서로 이야기하더니 그 자리에서 소원을 이루어, 한 사람은 외국어를 유창하게 하고 또 한 사람은 춤을 능란하게 추면서, 땀이 흐르는데도 스스로 억제하지 못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더니, 한참 있다가 그만 그치라고 명령하시고 말씀하시기를, 대인을 배우는 사람은 그칠 곳을 알아야 하노라.
^4-9-4
厥人之輩(궐인지배)가 謝罪立誓(사죄입서)하고 弟子(제자)이 願聞所止之道(원문소지지도)어늘 曰(왈), 志在天下事(지재천하사)하야 德不願修(덕불원수)면 何我相尋(하아상심)고.
그 사람들이 잘못을 빌며 맹세하고 제자들이 머무는 곳의 도[所止之道]에 대해 듣기를 원하거늘 말씀하시기를, 천하사에 뜻을 두고 덕 닦기는 바라지 않으면 어찌 나를 찾아 만나리오.
^4-9-5
人(인)은 止家(지가)하고, 鳥(조)난 止樹(지수)하고, 獸(수)난 止穴(지혈)하고, 盤(충)은 止草(지초)하고, 魚(어)난 止水(지수)하나니, 天下之理(천하지리)가 有物有則(유물유칙)하고, 天下之道(천하지도)가 有行有止(유행유지)하노라.
사람은 집에 머물고, 새는 나무에 머물고, 짐승은 굴에 머물고, 벌레는 풀에 머물고, 고기는 물에 머무나니, 천하의 이치가 사물이 있으면 법칙이 있고, 천하의 도리가 움직임이 있으면 그침이 있노라.
^4-9-6
是故(시고)로 五倫之行(오륜지행)이 君臣(군신)은 止仁義(지인의)하고, 父子(부자)는 止慈孝(지자효)하고, 夫婦(부부)는 止和順(지화순)하고, 兄弟(형제)는 止友恭(지우공)하고, 朋友(붕우)는 止忠信(지충신)하야 義之所在(의지소재)에 德之有生(덕지유생)하나니, 生生者(생생자)난 天地之大德也(천지지대덕야)라.
그러므로 오륜의 행실이 군신은 인의에 머물고, 부자는 사랑과 효도에 머물고, 부부는 화합과 순종에 머물고, 형제는 우애와 공손함에 머물고, 친구는 충성과 신의에 머물러서, 올바름[義]이 있는 곳에 머무름의 도가 있고, 도가 있는 곳에 덕이 생겨나나니, 낳아서 살리(기르)는 것은 천지의 큰 덕이라.
^4-9-7
故(고)로 我(아)난 以相生大道(이상생대도)하야 臨于万邦之億兆(임우만방지억조)하노라.
그런고로 나는 상생의 대도로 모든 나라의 만백성을 다스리노라.
^4-9-8
一日(일일)에 過酒店(과주점)하시니 厥店主夫婦(궐점주부부)가 平日行次(평일행차)에 供饋凡節(공궤범절)이 至誠可感(지성가감)하니라.
하루는 술집을 지나시는데, 그 가게 주인 부부가 평소 행차하실 때 음식을 받드는 예절이 아주 정성스러워 감동스러운지라.
^4-9-9
此日(차일)에 作狗湯(작구탕)하니 亦以(역이) 大先生之所嗜(대선생지소기)하야 會心爲之(회심위지)타가, 火勢(화세)이 稍强(초강)하야 古鼎(고정)이 兩分(양분)하니 狗湯(구탕)이 □流(병류)하야 厥婦(궐부)이 立地悲泣(입지비읍)하거늘, 可憐情景(가련정경)하사 賜□鼎一座(사철정일좌)하시고 曰(왈), 愼守此鼎(신수차정)하면 家道(가도)이 有興也(유흥야)리라. 人(인)이 以高價求買(이고가구매)라도 不可賣(불가매)니라.
이날 개장국[狗湯]을 끓이니 또한 대선생께서 즐기시는 바라, 정성을 다해 끓이다가 불기운이 지나치게 세어 낡은 솥이 둘로 쪼개지니 개장국이 쏟아져 흐르므로 그 아내가 서서 흐느껴 우니, 그 모습을 불쌍히 여기사 쇠솥 한 개를 주시며 말씀하시기를, 이 솥을 잘 지키면 살림이 넉넉해지리라. 남이 많은 돈을 줄 테니 팔라고 하더라도 팔아서는 아니 되느니라.
^4-9-10
厥后(궐후)에 厥夫婦(궐부부)가 成家(성가)하니, 人皆以此鼎(인개이차정)이 有福云(유복운)하야 爭買(쟁매)어늘 以此轉轉人家(이차전전인가)하야 買鼎者(매정자)난 皆爲饒足(개위요족)하니 世稱福鼎(세칭복정)하니라.
그 뒤에 그 부부가 부자가 되니 사람들이 모두 그 솥에 복이 붙었다 하여 다투어 사려 하거늘, 이로부터 이 집에서 저 집으로 돌아다니는데 솥을 산 사람은 모두 부자가 되니, 세상 사람들이 복솥[福鼎]이라 부르니라.
^4-9-11
曰(왈), 厥之至誠(궐지지성)을 我有所感(아유소감)이러나 貪小利(탐소리)하야 棄大福也(기대복야)로다.
말씀하시기를, 그의 지극한 정성에 내가 감동한 것이거늘, 작은 이익을 탐내어 큰 복을 버렸도다.
^4-9-12
一日(일일)에 在野(재야)하사 歡聞衆農之閑談(환문중농지한담)하시고 曰(왈), 世情(세정)이 紙薄(지박)하거늘 於農(어농)에 德言덕언)이 多也(다야)로다.
하루는 들에 계시며 여러 농부들이 한가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즐거이 들으시고 말씀하시기를, 세상 인정이 종잇장처럼 엷거늘 농부들에게는 덕스러운 말이 많도다.
^4-9-13
衆農(중농)이 炎天下之下(염천하지하)에 求酒不得(구주부득)하야 不勝渴症(불승갈증)하거늘, 憫憐之(민련지)하사 曰(왈), 空盆(공분)에 汲水而來(급수이래)하라.
여러 농부들이 타는 듯한 날씨에 술을 찾으나 얻을 수가 없어 갈증을 이기지 못하거늘 불쌍히 여기사 말씀하시기를, 빈 독에 물을 채워 가져오라.
^4-9-14
命使量飮(명사량음)하시고 曰(왈), 酒味(주미)가 何以乎(하이호)아.
마음껏 마시라 명하시고 말씀하시기를, 술 맛이 어떠하냐?
^4-9-15
衆農(중농)이 悅蹈曰(悅蹈왈), 仙酒仙味(선주선미)이 以此求之(이차구지)면 何憂乎無酒也(하우호무주야)리오.
농부들이 기뻐 춤추며 여쭈기를, 신선의 술 맛을 이렇게 얻을 수 있을진대 술이 없음을 어찌 걱정하리이까?
^4-9-16
大先生(대선생)이 聞言甚樂(문언심락)하시니라.
대선생께서 들으시고 매우 즐거워하시니라.
^4-9-17
曰(왈), 爲天下事者(위천하사자)는 煙竹(연죽)을 必備(필비)하라.
直提(직제)하면 爲銃(위총)하고, 回執(회집)하면 爲創(위창)하노라.
말씀하시기를, 천하사를 하는 사람은 담뱃대를 반드시 가지고 다니라.
바로 세우면 총이 되고, 돌려 잡으면 창이 되느니라.
^4-9-18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世(세)에 有竹風之說(유죽풍지설)하니 煙竹之謂乎(연죽지위호)잇가.
제자가 여쭈기를, 세상에 죽풍(竹風)이라는 말이 있으니 담뱃대를 이르는 것이옵니까?
^4-9-19
曰(왈), 竹風者(죽풍자)는 煙竹之德也(연죽지덕야)니 局外作事(국외작사)에 爲一時之大用(위일시지대용)하노라.
말씀하시기를, 죽풍이라는 것이 담뱃대의 덕이니, 판 밖에서 하는 일에 한 때 크게 쓰이리라.
^4-9-20
曰(왈), 不費財力而豪奢者(불비재력이호사자)난 □也(계야)니라.
말씀하시기를, 재력을 들이지 않고 호사(豪奢)하는 것은 상투니라.
^4-9-21
弟子(제자)이 問曰(문왈), 世(세)에 有何有尖數之說(유하유첨수지설)하니 以□之謂乎(以□之謂乎)잇가.
제자가 여쭈기를, 세상에 무슨 뾰족한 수가 있느냐 하는 말이 있으니 상투를 가리킵니까?
^4-9-22
曰(왈), 尖數者(첨수자)난 □之德也(계지덕야)니, 局外作事(국외작사)에 爲一時之大用(위일시지대용)하노라.
말씀하시기를, 뾰족한 수는 상투의 덕이니, 판 밖에서 하는 일에 한 때 크게 쓰이리라.
^4-9-23
曰(왈), 煙竹與□(연죽여계)가 爲時勢之所棄(위시세지소기)하야 作人外愚(작인외우)하나니, 人棄我取(인기아취)하야 濟世大業(제세대업)에 爲一時之大用(위일시지대용)하노라.
담뱃대와 상투가 시세(時世)에 따라 버린 바 되어 사람들이 업신여기지만, 남들이 버린 것을 내가 취하여 세상을 건지는 큰일에 한 때 크게 쓰리라.
^4-9-24
曰(왈), 世急(세급)하면 二人(이인)이 難與交言(난여교언)하노라.
말씀하시기를, 세상이 급해지면 두 사람이 말을 나누기도 어려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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