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1절 ^9-6-1
하루는 제자가 모셨더니 말씀하시기를, 옛날에 여동빈이 인연있는 사람을 가려 장생술을 전하고 싶어 하더니, 하루는 길거리에 나가 달빗장사를 하며 말하기를, 이 빗으로 머리를 빗으면 흰머리가 도로 검어지고 굽은 허리가 다시 꼿꼿해지고, 약해진 힘이 도로 세어지고, 늙은 얼굴이 다시 젊어지나니 빗값은 천금이로다.
2절 ^9-6-2
사람들이 모두 믿지 않더니 마침 그때 늙은 여자가 있으므로 시험하였더니 그 말과 같은지라. 그 뒤에 사람들이 다투어 사려하거늘 동빈이 이에 하늘로 올라가니, 내 일이 이와 같으니라.
3절 ^9-6-3
하루는 제자가 모시고 있다가 말씀드리기를, 세상 평판이 대선생을 미친 사람[狂人]이라 하나이다.
4절 ^9-6-4
즐거이 크게 웃으시고 말씀하시기를, 신축년 이전에 나 또한 오는 세상의 운을 알지 못하고 백성들의 삶을 불쌍히 여겨 천하를 널리 구하고자 하여 사방으로 돌아다닐 때에, 세상 인심과 풍속을 살피려고 여러 사람과 만나니, 관상을 평하고 사주보고 점치는 등 여러 일에서 신인이라 하면서 공대하여 심한 사람은 소까지 잡아서 대접하니, 이는 헛소리[虛言]로 행세한 것이건마는 세상에서는 신인이라 하여 공경하고 사모하더니, 신축년 이후로는 천지의 말씀으로 세상을 행세하거늘 도리어 미친 사람이라고 평하는구나.
5절 ^9-6-5
때가 오면 나를 헐뜯던 사람의 눈에서 먼저 눈물이 흐르고, 나를 헐뜯던 사람이 먼저 내 앞에서 절하노라. 미친 사람은 경륜을 세우지도[立經] 못하고, 일을 꾸미지도[建事] 못하느니라.
6절 ^9-6-6
하루는 제자가 모시다가 아뢰기를, 세상에서 대선생을 폭 잡을 수 없다고 평하나이다.
7절 ^9-6-7
즐거이 웃으시고 말씀하시기를, 사람의 처세가 마땅히 폭 잡을 수 없어야 하나니, 남에게 폭을 잡히면 그릇이 작노라.
8절 ^9-6-8
하루는 제자가 모셨더니 말씀하시기를, 형렬아. 이 시대 세상이 너무 악하구나. 너는 미친 행세를 하지 못하니 농판(弄版)으로 행세하라. 나는 미친 사람[狂人]으로 행세하리라.
9절 ^9-6-9
하루는 제자가 모셨더니 말씀하시기를, 나는 천하사를 하기 위해 장차 떠나리니, 돌아올 때 사십팔 장 늘여 세우고 옥추문(玉樞門)을 열면, 천하 사람이 정신 차리기가 어려우리라. 마음을 잘 닦으라.
10절 ^9-6-10
하루는 구릿골에 계시더니 말씀하시기를, 바람 불고 비오고 서리치고 눈 내리는 것과 천둥 번개와 벼락 치는 것이 천지의 조화려니와, 눈 뒤에 바로 비 내리고 비온 뒤에 바로 서리치기는 비록 천지의 조화로도 어려운 일이노라. 오늘 내가 시험하리라.
11절 ^9-6-11
조금 지나서 눈이 몇 시간 동안 오더니 눈이 그치고 비가 오고, 비가 몇 시간 오더니 비가 그치고 서리가 내리니라.
12절 ^9-6-12
하루는 태인에서 길을 가시더니 한 여인이 앞에서 오거늘, 길을 비키사 길가에 서서 다른 곳을 향하시고 그 여인이 지나간 다음에 길을 가시니라.
13절 ^9-6-13
14절 ^9-6-14
말씀하시기를, 이제 내가 길을 양보하니, 이 후로는 너도 길을 양보하라.
15절 ^9-6-15
하루는 구릿골에 계시더니 제자가 아뢰기를, 청주와 나주에 괴질이 크게 일어나 세력이 크게 퍼지나이다.
16절 ^9-6-16
말씀하시기를, 남북에서 함께 터지니 사람이 많이 죽으리라. 내가 바로 옆에 있으면서, 어찌 차마 보고 앉아있으리오.
17절 ^9-6-17
신명에게 칙명을 내리시니,
18절 ^9-6-18
勅令怪疾神將(칙령괴질신장)
胡不犯王侯將相之家(호불범왕후장상지가)하고
犯此無辜蒼生之家乎(범차무고창생지가호)아
괴질신장에게 칙령을 내리노니,
어찌 왕후장상의 집에는 덤비지 않고,
이와 같이 허물없는 창생의 집에만 덤비느냐?
제자가 명에 따라 급히 새 옷 다섯 벌을 지어 바치니라.
다섯 번 뒷간에 가시고 가실 때마다 한 벌씩 갈아입으시며 설사를 심하게 하시니라.
19절 ^9-6-19
말씀하시기를, 그 병을 방치하였다면 천하의 사람들이 크게 상하게 되었으리라. 이제 내가 그 병을 대신 앓았는데, 병이 독하여 약한 사람은 살아날 수 없으리라.
20절 ^9-6-20
제자가 아뢰기를, 천하의 백성들을 불쌍히 여기사 매번 병을 대신 앓으시니, 아래에서 정을 받는 마당에서는 황공하기가 말할 수 없나이다.
21절 ^9-6-21
말씀하시기를, 억조 백성을 자식으로 두었으니, 정에 있어서는 부자간의 은혜로운 정리가 어찌 일반 가정과 다를 바가 있으리오.
22절 ^9-6-22
제자가 여쭈기를, 이번에 대신 앓으시니 남북의 괴질이 즉시 그치니 어째서입니까?
23절 ^9-6-23
말씀하시기를, 병이 생기는 것이 하늘의 운[天運]에 달렸으니, 내가 대신 당하여 그 수(數)를 없앴노라.
24절 ^9-6-24
하루는 구릿골에 계시더니 말씀하시기를, 오늘 청도원에 가서 청국공사를 보리라.
25절 ^9-6-25
청도원 성황묘에 이르사 말씀하시기를, 조금 쉬라.
26절 ^9-6-26
마루 위에 누우사 잠시 주무시더니 일어나 앉으사 말씀하시기를, 아라사 병사가 내 군사니라.
27절 ^9-6-27
28절 ^9-6-28
칙령을 쓰시며 밤새도록 촛불을 밝히시고 말씀하시기를, 이제 청국공사를 보노라.
29절 ^9-6-29
제자가 여쭈기를, 이번 청국공사를 상세히 가르쳐 주시기를 바라나이다.
30절 ^9-6-30
말씀하시기를, 때가 오면 아느니라.
31절 ^9-6-31
32절 ^9-6-32
제자 한 사람을 마루 위에 앉히시고 말씀하시기를, 내가 가르치는 바를 너는 정성들여 쓰라.
33절 ^9-6-33
34절 ^9-6-34
제자가 여쭈기를, 이번 공사에 오주와 사명당과 만동묘를 쓰게 하사 불사르시니 어째서입니까?
35절 ^9-6-35
말씀하시기를, 때가 오면 아느니라.
36절 ^9-6-36
하루는 구릿골에 계시더니 제자 한 사람에게 두루말이를 내리시고 정서하도록 명하시니,
37절 ^9-6-37
角亢氐房心尾箕斗牛女虛危室壁奎婁胃昴畢觜參井鬼柳星張翼軫(각항저방심미기두우녀허위실벽규루위묘필자삼정귀유성장익진)
제자가 명에 따라 왼쪽에서부터 옆으로 써서 바치거늘, 자로 재시니 꼭 한 자 이거늘 신명에게 명령하시니라.
38절 ^9-6-38
제자가 여쭈기를, 이번에 이십팔수를 왼쪽에서부터 가로로 쓰게 하시니 어째서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