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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개벽경 · 권 8 · 무신편 (戊申篇) · 戊申 1908

18장

1절 ^8-18-1
무신년 겨울에 대선생께서 대흥리에 계시다가, 들로 나가사 제자들을 벌려 세우시니라.
2절 ^8-18-2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은 오늘 진(陣)을 구경하리니, 장차 천만 군사가 있어 진을 치리라.
3절 ^8-18-3
한 곳에 자리를 잡으시어 엄숙히 앉으시고, 여러 제자들은 마음을 바로 하여 때를 기다리니라.
4절 ^8-18-4
조금 있으니 문득 깃발과 창칼이 삼엄한 가운데 천만 군대가 산과 들을 가득 채우고 다가오더니, 대선생의 앞에 이르러 앉고 서고 나아가고 물러가고의 여러 동작법을 행하니 위엄있는 법도가 말할 수 없이 엄숙하더라.
5절 ^8-18-5
제자들이 너무나 놀라서 넋을 잃고 멍하니 보고 있더니, 행진한지 몇 시간이 지나니 물러가게 명하시니라.
6절 ^8-18-6
제자가 여쭈기를, 지금 신장신병(神將神兵)이 사람과 꼭 같은데, 어찌 이렇게도 웅장하나이까?
7절 ^8-18-7
말씀하시기를, 어찌 이만큼만 웅장하리오. 내가 만약 명령만 하면 천하의 모든 나라에 장병(將兵)이라고 일컬어지는 것들은 모두 한꺼번에 쳐부수어지느니라.
8절 ^8-18-8
하루는 대흥리에 계시며 말씀하시기를, 오늘 밤에 너희들을 데리고 행군(行軍)을 하리라.
9절 ^8-18-9
군대에서 쓰는 물건을 약간 준비하시고 줄지어 행군하시니, 여러 제자들이 명에 따라 군량과 기물을 운반하는 소리를 내어 위세(威勢)를 돋우고, 행군할 때 지휘 명령하는 소리를 내어 장령(將令)을 세우며, 행군할 때 복창하는 소리를 내어 군율(軍律)로 삼으니, 행진이 엄숙하여 한밤중이 시끄러우니라.
10절 ^8-18-10
천원에 이르러 일본군 병참기지를 지나는데, 당시 형세가 의병을 내걸고 무리를 지으면 전후사정을 따지지 않고[不問曲直] 총부터 쏘고, 민간인이라도 의심스러우면 제멋대로 총살하여 제자들이 두려워하더라.
11절 ^8-18-11
행군하여 돌아오는 길에 또한 병참을 통과하여 대흥리에 이르니, 일병(日兵)이 알지 못하고, 인근의 민가도 역시 알지 못하더라.
12절 ^8-18-12
군수물품으로 밥과 국을 만들어 마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먹이시고 말씀하시기를, 오늘 밤에 행군을 잘 하였노라.
13절 ^8-18-13
제자가 여쭈기를, 오늘 적지 않은 사람들이 시끄럽게 움직이며 행군하여 갔다가 돌아오되 일본군이 모르는 것은 물론이고, 마을 사람들 또한 그러하오니 어찌된 일입니까?
14절 ^8-18-14
말씀하시기를, 일이 있으면 백만 병사가 적(敵) 앞에서 행군할지라도 사람의 이목을 벗어나느니라.
15절 ^8-18-15
말씀하시기를, 경석아. 하늘이 큰 운수를 내려주어도 그 운수를 이겨 받지 못하면, 혹은 본래자리로 돌아가기도 하고, 혹은 남에게 빼앗기느니라.
16절 ^8-18-16
하루는 대흥리에 계시며 말씀하시기를, 오늘 천제를 지내리라.
17절 ^8-18-17
제수를 약간 준비하사 상에 진설하시고, 사람 모양을 그려 벽에 붙이시더니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은 목욕재계하여 정성스런 마음으로 절을 올리고 각자 제 소원을 하늘에 아뢰라.
18절 ^8-18-18
제자들이 명을 받들어 행하니라.
19절 ^8-18-19
사람 모습 앞에 앉으사 제수를 맛보시고 즐거이 웃으시며 말씀하시기를, 내가 산제사를 받았노라.
20절 ^8-18-20
이어서 물어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은 누구에게 심고를 하였느냐?
21절 ^8-18-21
말씀드리기를, 대선생께 지성으로 소원을 빌었나이다.
22절 ^8-18-22
말씀하시기를, 이 뒤로는 반드시 이렇게 하라.
23절 ^8-18-23
하루는 대흥리에 계시더니, 양지 몇 조각에 각기 옥황상제(玉皇上帝)라고 쓰시고, 뒷간[厠]에서 후지(后紙)쓰듯 하시니라.
24절 ^8-18-24
제자가 여쭈기를, 지금 옥황상제라고 쓰사 후지로 쓰시니 어째서입니까?
25절 ^8-18-25
말씀하시기를, 세상에 어떤 사람이 감히 이런 일을 하리오. 천지만신이 머리를 자르고 몸을 찢으리라. 이 뒤에 하늘을 거스르고 도를 어지럽히는 사람이 있어 제 자신과 집안을 망치고 세상을 속이고 백성을 상할까 두려워하여 분명히 보여주어 경계시킴이니, 나의 마음을 태우고 근심함이 이러하니라.
26절 ^8-18-26
하루는 대흥리에 계시더니, 경석과 광찬 두 사람이 명을 받고 마당 앞에 꿇어 엎드려 가르침을 기다리니라.
27절 ^8-18-27
공우와 윤경 두 사람에게 명하사 말씀하시기를, 너는 큰 몽둥이를 잡고 경석과 광찬의 왼편에 서고, 너는 큰 칼을 들고 경석과 광찬의 오른쪽에 서라.
28절 ^8-18-28
명령을 마치시자 마루 위에 바로 앉으시더니 엄히 물어 말씀하시기를, 내가 천하사를 위해 장차 떠나게 되나니, 다녀오는 동안에 시간이 걸리느니라. 너희 두 사람은 내가 없을 때에 감히 변심하여 나를 배반하겠느냐?
29절 ^8-18-29
두 사람이 대답하기를, 어찌 감히 변심(變心)하며, 어찌 감히 배은(背恩)하리이까? 천지와 같은 은덕을 임금으로 모시고 스승으로 섬기오리니[戴君事師], 이런 잘못은 저지르는 일이 없을 것임을 맹세 하나이다.
30절 ^8-18-30
말씀하시기를, 경석아. 광찬아. 천지대운에 나는 영화를 얻고 너희들이 망하면 내 마음이 즐겁겠느냐? 삼가고 삼가라. 만약 너희 두 사람이 배은망덕하는 일이 있으면, 이 몽둥이로 너희들의 머리를 부수고, 이 칼로 너희들의 배를 가르리라.
31절 ^8-18-31
훈계를 마치시매 담배를 마루 위에 던지시고 길게 탄식하시며 말씀하시기를, 팔자대로 이루어라.
32절 ^8-18-32
제자가 여쭈기를, 두 사람이 앞으로 배은망덕한 짓을 하오리까?
33절 ^8-18-33
말씀하시기를, 앞으로 경석이 의롭지 못한 일을 하거든[爲不義] 너희들은 가까이 하지 말라.
34절 ^8-18-34
어느 날 말씀하시기를, 정읍에 먼저 어지럽고 뒤에 다스려지는 운수가 있나니, 의로운 사람[義者]은 가까이하고 의롭지 못한 사람[不義者]은 멀리하라.
35절 ^8-18-35
제자가 여쭈기를, 의(義)와 불의(不義)를 또한 어찌 알 수 있으오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