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books

천지개벽경 · 권 7 · 정미편 (丁未篇) · 丁未 1907

10장

1절 ^7-10-1
하루는 대선생께서 밤길을 가시다가 말씀하시기를, 공우야, 마음으로 풍운조화를 외우라.
2절 ^7-10-2
공우가 명에 따라 지성껏 마음속으로 외우며 가니라.
3절 ^7-10-3
말씀하시기를, 공우야, 너는 잘못 읽느니라.
4절 ^7-10-4
공우가 깜짝 놀라 살피니 천문지리라고 잘못 외고 있거늘, 바로 고쳐 외워 대흥리에 닿으니라.
5절 ^7-10-5
그날 밤에 비와 눈이 번갈아 내리거늘 말씀하시기를, 네가 잘못 외워 지금 날씨가 한결같지 못하노라.
6절 ^7-10-6
제자가 여쭈기를, 한 사람의 송주(誦呪)로 날씨를 좌우할 수 있으니 어째서입니까?
7절 ^7-10-7
말씀하시기를, 내가 너희에게 명하여 공사를 대신하게 하면, 너희의 말이 곧 내 말이 되노라.
8절 ^7-10-8
제자가 아뢰기를, 명을 받아 제자들이 공사를 대신하면 천지조화를 못쓰는 것이 없으니, 이로써 모두가 자신만만하여 천하사를 가벼이 보고 두려워하지 않으며, 공후백작(公侯伯爵)을 손바닥에 든 물건같이 여기나이다.
9절 ^7-10-9
말을 들으시며 즐거워하시고 말씀하시기를, 옛말에 문선왕을 업고 송사한다고 하지 않더냐.
10절 ^7-10-10
너희들은 하늘을 이고 행세하노라.
11절 ^7-10-11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이 오늘날에는 한 마을의 일도 감당하지 못하지만, 때가 오면 천하의 준걸들이 너희들에게 와서 배우느니라.
12절 ^7-10-12
하루는 구릿골에 계시더니 신명에게 명령하시고 말씀하시기를, 지금으로부터 병욱의 녹줄을 떼리라.
13절 ^7-10-13
다음날 공우에게 명령하사 말씀하시기를, 너는 지금 전주에 가서 병욱에게 비단 삿갓 하나를 얻어 오라.
14절 ^7-10-14
공우가 전주에 가서 명령을 전하니 병욱이 탄식하여 말하기를, 신세가 이 지경이 될 줄 누가 알았으리오. 어제부터 수 십 명 식구가 밥을 짓지 못하고 아침 저녁 끼니를 잇지 못하니, 듣는 사람이 누가 믿겠는가.
15절 ^7-10-15
바로 사람을 시켜 공우와 함께 가서 가게에서 비단 삿갓을 사오게 하니, 상품물건이 가게마다 많이 있건만 모두가 외상으로는 팔 수 없다고 하니라.
16절 ^7-10-16
병욱이 길게 탄식하고 말하기를, 전날에는 외상을 따지지 않고 삿갓 백 개라도 어렵지 않았거늘, 신세가 어찌 이런 지경이 되었을꼬 하니라.
17절 ^7-10-17
공우가 복명하니 말씀하시기를, 녹을 오랫동안 뗄 수 없노라.
18절 ^7-10-18
다음날 공우가 명을 받고 전주에 이르니 병욱이 반겨 맞이하고 살림이 풍성해져서 말하기를, 오늘은 무엇을 구하러 왔는가? 무엇이든 받들어 행하리라.
19절 ^7-10-19
공우가 녹을 뗀 명령을 이야기하니 병욱이 웃으며 말하기를, 그렇지 않으면 어찌 그럴 수 있으리오 하더라.
20절 ^7-10-20
제자가 여쭈기를, 사람의 녹이 하늘에 매어있어 하늘이 그 녹을 떼면 사람이 먹고 입지 못하나이까?
21절 ^7-10-21
말씀하시기를, 하늘이 장차 크게 쓰고자 하면 그 몸을 가난하게 하여 그 그릇을 키워주노라. 너희들은 이 뒤에 그런 일이 있으면 내가 시키는 줄 알라.
22절 ^7-10-22
하루는 길을 떠나사 정읍 과교리를 지나시는데 공우가 아뢰기를, 앞산에 샘이 있어서 전해오기를 장군천(將軍泉)이라 하옵니다.
23절 ^7-10-23
말씀하시기를, 물을 떠 오라.
24절 ^7-10-24
공우가 명으로 한 그릇을 마시니 당장에 힘이 솟아나 태산을 짊어져도 오히려 가볍겠기에 겁을 먹어 아뢰기를, 감당 못할 큰 힘이 저절로 솟아나옵니다.
25절 ^7-10-25
말씀하시기를, 도로 바치라.
26절 ^7-10-26
명령이 떨어지니 힘이 물러가 보통 때와 같아지니라.
27절 ^7-10-27
제자가 여쭈기를, 장군천이 이름은 있으되 실효가 없어 천 명이 천 번을 시험하여도 한 번도 영험이 없었건만, 오늘 힘이 솟아나니 어쩐 일입니까?
28절 ^7-10-28
말씀하시기를, 주고 뺏기가 이처럼 쉬우니라.
29절 ^7-10-29
너희들이 가르침을 펴는 것[布敎]이 곧 천하의 포교(捕校)가 되노라.
30절 ^7-10-30
제자가 여쭈기를, 포교(捕校)는 도적 잡는 직책이거늘, 포교(布敎)를 포교(捕校)라 하니, 그 뜻이 어떠하옵니까?
31절 ^7-10-31
말씀하시기를, 내 세상에는 사람들이 감히 영웅으로 행세하지 못하나니, 천하의 영웅은 모두 잡아들이노라.
32절 ^7-10-32
제자가 여쭈기를, 앞으로 천하의 영웅을 모두 잡아들이면, 어떤 방책이 있어 다스리오리까?
33절 ^7-10-33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이 앞으로 가르침을 천하에 펼쳐 천하의 모든 백성이 주문을 읽어 나에게 정성을 드려 마음 닦는 공부를 하면, 영웅의 마음이 저절로 어질게 바뀌고, 악한 마음이 저절로 착해져서 젖먹이가 어미 품에 안긴 듯 하고, 어린아이가 천지공정에 서느니라.
34절 ^7-10-34
정미년 겨울 섣달에 고부 와룡리에 계시며 칙령을 내리시니, 깨끗한 종이에 가로 세로 줄을 그리시고 그 사이에 글을 쓰시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