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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개벽경 · 권 6 · 병오편 (丙午篇) · 丙午 1906

2장

1절 ^6-2-1
하루는 대선생께서 동곡에 계시더니 밤이 삼경에 이르러 말씀하시기를, 모두 잠을 자라.
2절 ^6-2-2
제자들이 명령에 따라 모두 옷을 벗고 깊이 잠드니라.
3절 ^6-2-3
사경이 되어 갑자기 깜짝 놀라시며 바삐 명령하여 말씀하시기를, 빨리빨리 밥을 지으라.
4절 ^6-2-4
제자들이 명에 따라 밥을 짓게 하는데, 겨우 불을 붙이자 바삐 명령하여 말씀하시기를, 빨리빨리 밥을 지어 가져오라.
5절 ^6-2-5
제자가 아뢰기를, 뜸이 덜 들어서 아직 덜 익었나이다.
6절 ^6-2-6
깜짝 놀라는 음성으로 말씀하시기를, 큰 화가 닥쳐서 급하기가 불난 듯 하거늘, 어찌 밥이 되기를 기다리겠느냐.
7절 ^6-2-7
제자가 명에 따라 생쌀을 올리니 몇 숟갈 뜨시다가 놀라 어쩔 줄 모르시더니 떨리는 음성으로 말씀하시기를, 일본군이 문 앞에 잡으러 왔으니 모두 도망쳐 살아나도록 하라.
8절 ^6-2-8
그지없이 당황해 하시며 제일 먼저 도망을 치시니라.
9절 ^6-2-9
제자들이 넋이 나가서 그 뒤를 따르며 애원하여 아뢰기를, 살아날 길을 알려 주시옵소서.
10절 ^6-2-10
음성을 떠시며 바삐 말씀하시기를, 나도 살아날 틈이 없거늘, 어느 짬에 너희까지 살려주겠느냐.
11절 ^6-2-11
제자가 여쭈기를, 지금 천하의 형세가 일본이 세력을 얻어 대한조정이 장차 넘어갈 태세라, 나라 안에 여론이 끓어올라 뜻있는 선비는 의거를 일으키고 불의한 사람은 도적이 되니, 일본군이 위세를 보이려고 사람을 죽이는데 마치 풀을 베듯 하여 형세가 달걀을 쌓아놓은 듯 하고 험준한 산과 같이 위태롭거늘, 이때를 당하여 이곳에 일본군이 잡으러 오는 것을 미리 아시면서도 때가 다 되어서야 재촉하사, 여러 제자들이 혼백이 떨어져나가는 위기일발의 순간에서 간신히 목숨을 구하게 하시매, 그 군사가 헛되이 돌아가니 어째서입니까?
12절 ^6-2-12
흡족히 웃으시며 말씀하시기를, 하나는 너희들의 믿는 마음을 시험함이요, 또 하나는 너희들이 조심하도록 가르침이니라.
13절 ^6-2-13
천하의 군대가 다 몰려와도 내가 막아낼 것이요, 천하 사람이 모두 위험에 빠져도 내가 구해내리니, 내가 어찌 저들을 두려워하리오.
14절 ^6-2-14
천하사를 하는 사람은 먼 훗날의 일을 헤아리고 뜻밖의 일을 대비하며, 편안한 가운데에서도 위태로움을 생각하고, 위태로움 속에서도 편안함을 구하여 반성하고 경계해야 하느니라.
15절 ^6-2-15
가르침을 내리시니, 處世柔爲貴(처세유위귀)하니 剛强(강강)이 是禍基(시화기)라. 發言常欲訥(발언상욕눌)이오 臨事恒如癡(임사항여치)라. 急地(급지)에 當思緩(당상사완)이오 安時(안시)에 不忘危(불망위)라. 一生(일생)을 從此計(종차계)하면 眞個好男兒(진개호남아)라. 처세에는 부드러움을 귀히 여기나니 굳세고 강한 것은 화의 밑바탕이니라. 말은 항상 더듬듯 하려 하고, 일에 임해서는 늘 어리석은 것 같이 하라. 급한 지경을 당하면 느긋하게 생각하고, 편안할 때에는 위태롭던 때를 잊지 말라. 평생 동안 이 계책을 따른다면, 진실로 호남아라 하리라.
16절 ^6-2-16
말씀하시기를, 천하사를 하는 사람은 준비를 하면 근심이 없고[有備無虞], 준비가 없으면 근심이 생기노라[無備有患].
17절 ^6-2-17
하루는 구릿골에 계시더니 제자에게 명령하여 말씀하시기를, 오늘 밤에 일본군이 갑자기 쳐들어올지도 모르니 너는 길옆에서 잘 지키면서 밤을 새우라.
18절 ^6-2-18
제자가 명을 받들어 밤새도록 서서 지켰더니 끝내 아무 흔적이 없으므로 날이 밝아 복명하니 기뻐하시며 은근히 위로 하시며 말씀하시기를, 천하사를 하는 사람은 뜻밖의 적을 생각하여야 하나니 마음 놓고 게으름을 피우면 적에게 지게 되노라.
19절 ^6-2-19
가르침을 내리시니, 瓦解之餘(와해지여)난 韓信兵仙(한신병선)이라도 亦無奈何(역무내하)하고, 束手之地(속수지지)난 諸葛妙計(제갈묘계)라도 不能解之(불능해지)하나니라. 깨어지고 무너진 다음에는 한신과 같은 병법의 신선이라도 어찌할 수 없고, 손이 묶여 있는 곳에서는 제갈량 같은 묘한 꾀로도 풀어낼 수 없느니라.
20절 ^6-2-20
하루는 구릿골에 계시더니 말씀하시기를, 오늘 호소신(好笑神)이 와서 공사에 참여하리니, 너희들은 웃음을 삼가라. 만약 잘못 웃으면 그 신명이 다시는 오지 않으리라.
21절 ^6-2-21
제자가 여쭈기를, 저번에 어떤 사람이 대한조정의 궁중에서 궁궐의 토지를 맡아보는 벼슬을 살다가 거두어놓은 곡식을 써버리고, 궁궐에서 불같은 독촉을 당하여 죽음이 눈앞에 닥쳤으므로 살려달라고 애원하니, 정상을 불쌍히 여겨 말씀하시기를 너를 구해 주리라 하시더니, 그 바로 뒤에 궁토와 궁감의 제도가 바뀌어 없어지고 궁감들이 포탈한 것을 모두 탕감하니 어째서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