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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개벽경 · 권 5 · 을사편 (乙巳篇) · 乙巳 1905

10장

1절 ^5-10-1
하루는 대선생께서 동곡에 계시더니, 어떤 여자가 죽은 사람을 등에 업고 와서 그 앞에 엎드려 애절한 소리로 슬피우니, 산천초목이 빛을 잃은 듯하여 듣는 사람이 모두 눈물 흘리니, 죽은 지 여러 날이 지났더라.
2절 ^5-10-2
말씀하시기를,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날 수 없노라.
3절 ^5-10-3
그 여자가 통곡하며 말하기를, 죽은 아이는 독자라, 되살릴 수 없다면 저도 또한 따라 죽으리니 저희 모자의 가련한 처지를 불쌍히 여기소서.
4절 ^5-10-4
말소리가 하늘에 닿는 듯 하여 슬프고 불쌍하니라.
5절 ^5-10-5
불쌍한 모습을 차마 보지 못하시더니 큰 소리로 말씀하시기를, 미수(眉叟)야 우암(尤菴)을 잡아와라.
6절 ^5-10-6
말씀이 떨어지자마자 죽은 아이가 문득 되살아 나니라.
7절 ^5-10-7
그 여자가 기뻐 날뛰면서 미친 듯 취한 듯 말하기를, 하느님[天主], 하느님이시여, 죽은 자식을 살려주시니 천지같이 크나큰 은혜가 끝없는 하늘과 같사옵니다.
8절 ^5-10-8
말씀하시기를, 죽은 아이가 다행히 살아나니 잘 가르쳐서 어진 사람이 되게 하라.
9절 ^5-10-9
제자가 여쭈기를, 미수더러 우암을 잡아오라 하자 죽은 아이가 되살아나니 어째서입니까?
10절 ^5-10-10
말씀하시기를, 우암이 정읍에서 죽었노라.
11절 ^5-10-11
하루는 구릿골에 계시더니, 큰 병이 걸린 사람이 사경에 이르러 살려주시기를 애원하니 그 모습이 매우 불쌍하더라.
12절 ^5-10-12
그 모습을 보시고 불쌍히 여겨 차마 거절하지 못하시고 가르침을 내리시니,
13절 ^5-10-13
調來天下八字哭(조래천하팔자곡)하니 淚流人間三月雨(누류인간삼월우)라. 葵花細忱(규화세침)은 能補袞(능보곤)이오 萍水浮踵(평수부종)이 頻泣唎(빈읍결)이라. 一年月明壬戌秋(일년월명임술추)오 萬里雲迷太乙宮(만리운미태을궁)이라. 淸音鮫舞二客簫(청음교무이객소)에 往劫(왕겁)이 烏飛三國塵(오비삼국진)이라. 천하에 팔자의 슬픈 노래가 전해오니, 세상에 삼월비 같은 눈물이 흐르는구나. 해바라기 세밀한 믿음은 임금을 모실만 하나, 물에 뜬 부평초 밟으며 울음을 삼키는구나. 한 해의 달은 가을 임술월에 밝고, 만리에 낀 구름 속에 태을궁은 희미하도다. 두 나그네의 맑은 피리소리에 이무기가 춤추고 까마귀 날고 삼국에 띠끌이 이니 겁액이 지나가노라. 형렬이 명을 받들어 한 번 읽으니, 그 병이 나으니라.
14절 ^5-10-14
제자가 여쭈기를, 제자를 시켜 시를 읽게 하시매 무거운 병이 바로 나으니 어째서입니까?
15절 ^5-10-15
말씀하시기를, 때가 오면 이 시는 선악 구분을 세상이 모두 알게 하노라.
16절 ^5-10-16
하루는 원평을 지나시더니 길옆에 온 몸이 짓무른 문둥병자가 있어서, 더러운 모습이 차마 보지 못할 지경이더라.
17절 ^5-10-17
대선생께서 지나가시는 모습을 보고 큰 소리로 울며 호소하기를, 이번 생에 죄지은 것이 없으니 전생의 무거운 죄를 씻어주소서.
18절 ^5-10-18
만약 죄가 용서받지 못하도록 무거울진대 차라리 죽음을 내려주소서 하고 말하며 뒤이어 통곡하니, 보는 사람마다 얼굴빛이 변하며 눈물을 흘리니라.
19절 ^5-10-19
잠시 동안 슬피 바라보시더니 불러오라 하사 말씀하시기를, 내가 너를 구해 주리니 여기 앉으라.
20절 ^5-10-20
제자들이 명령을 받아 길 위에서 그 사람을 둘러싸고 앉으니라.
21절 ^5-10-21
가르침을 내리시니, 大學之道(대학지도)가 作新民(작신민)이라.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은 눈을 감고 연이어서 읽으라. 제자들이 명령을 받들어 읽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말씀하시기를, 이제 되었으니 그만 읽고 눈을 뜨라. 말씀이 떨어지자 처음 보는 딴 사람이 가운데에 있거늘 깜짝 놀라지 않는 사람이 없고, 병자는 펄펄뛰면서 미친 듯 기뻐서 춤추며 노래하며 말하기를, 하느님[天主], 하느님이시여, 저의 큰 죄를 없애주시고 저에게 새 세상을 주셨나이다. 보던 사람들이 모두 말하기를, 하느님의 권능이 아니라면 어찌 이럴 수 있으리오 하더라.
22절 ^5-10-22
말씀하시기를, 너는 북쪽으로 십리를 가라. 살 길이 있으리라.
23절 ^5-10-23
제자가 여쭈기를, 문둥병을 천형이라 하여 세상에 고치는 방법이 없거늘, 글을 읽게 하여 바로 딴 사람을 만드시니 어째서입니까?
24절 ^5-10-24
말씀하시기를, 나의 도는 천하의 대학이니 장차 천하의 모든 사람을 새사람으로 만드노라.
25절 ^5-10-25
하루는 구릿골에 계시더니 어떤 앉은뱅이가 있어 들것에 실려와 애원하기를, 전생에 죄가 많아 나면서부터 앉은뱅이가 되었사온데, 살자하니 평생이 서럽고 죽자하니 인생이 비참하오니, 몹쓸 사람의 사정을 하느님이나 밝게 살피실 뿐 사람은 모르옵나니, 재생의 은혜를 드리우소서 하며, 눈물을 방울방울 떨어뜨리니 불쌍하고 가여운 모습을 차마 볼 수 없더라.
26절 ^5-10-26
불쌍히 여기시며 말을 들으시고 주문을 내려주시니,
27절 ^5-10-27
曳鼓神 曳彭神 石蘭神 東西南北中央神將 造化造化云吾命令沕 (예고신 예팽신 석란신 동서남북중앙신장 조화조화운오명령훔)이더라. 제자가 명을 받들어 한 번 읽으니, 병자가 그 자리에서 다리를 펴고 뜰에서 걸어 다니니 보통 사람과 다름없는지라. 병자가 미친 듯이 기뻐 엎어지고 자빠지며 뜰 앞을 마구 달리면서 말하기를, 하느님께서 세상에 내려오심[天主世臨]이 아니라면 어찌 이럴 수 있으리오 하며 울음을 삼키며 사례할 바를 모르니, 말씀하시기를, 그대가 착한 일에 힘쓰는 것이 나에게 보답하는 길이니라.
28절 ^5-10-28
하루는 서울 황매에 계시더니, 한 눈 먼 사람이 있어 부부가 함께와 정상을 슬피 아뢰며 정성을 다해 소원을 여쭈니, 보는 사람마다 마음이 움직여 모두 눈물을 머금으니라.
29절 ^5-10-29
말씀하시기를, 그대도 또한 해와 달의 밝음을 볼 수 있으리라.
30절 ^5-10-30
말씀이 떨어지자마자 그 맹인이 눈이 밝아져서, 눈앞에 천지가 밝게 드러나고 모든 모습이 뚜렷이 보이거늘 기뻐서 정신을 못 차리고 말하기를, 꿈인가 생시인가 하더라.
31절 ^5-10-31
이 소문이 널리 퍼져 찾아오는 사람이 성을 이루더니, 모두가 말하기를 하느님이 세상에 내려오시니[天主降世] 세상 형편이 앞으로 새로워지리라 하더라.
32절 ^5-10-32
하루는 길을 가시더니 한 곱사등이가 있어 스스로 신세를 한탄하며 말하기를, 재산도 없고 먹을 것도 없는 몸이 가족도 없이 병만 있어 하루를 애쓰지 않으면 그 날을 살기도 어려우니, 하느님이 내 팔자를 어찌 이리도 기구하게 내리셨는가.
33절 ^5-10-33
원망하는 듯 노래하는 듯, 울음을 삼키며 말하는 것이 불쌍하니라.
34절 ^5-10-34
말씀하시기를, 하늘이 어찌 그대 한 사람만을 미워하여 이런 재앙을 내렸으리오.
35절 ^5-10-35
등뼈의 불룩한 곳을 향해 지팡이로 연이어 때리시니 천천히 펴지면서 곧바로 성한 사람이 되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