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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개벽경 · 권 8 · 무신편 (戊申篇) · 戊申 1908

13장

1절 ^8-13-1
무신년 가을에 대선생께서 백암리에 계시더니, 순창 사람 김영학이 제자가 되고자 하거늘 이렛 동안 허락치 않으시니라.
2절 ^8-13-2
영학이 마음속으로 분해 하다가 여러 제자들이 권하는 대로 정성을 다해 빌었더니, 느닷없이 큰 소리로 꾸짖어 말씀하시되, 이놈을 목을 베고 배를 가르리라.
3절 ^8-13-3
영학이 목소리에 질려 떨면서 물러 나오니라.
4절 ^8-13-4
조금 있다가 불러오게 하사 말씀하시기를, 너는 나에게 공손히 사배를 올리라.
5절 ^8-13-5
절을 받으시니, 제자들에게 운수를 깎아먹는다 하여 절을 못하게 하시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절을 받으심이더라.
6절 ^8-13-6
말씀하시기를, 너는 나라의 큰 양반이요, 나는 시골의 가난한 양반이니, 네가 나에게 절하는 것이 마음에 거리끼느냐? 나는 너에게 사배를 받고도 남느니라. 오늘 너의 목을 베고 배를 가르라고 꾸짖은 것은, 이전에 네가 두 사람을 죽였기에 그 척신을 위로하여 네 목숨을 구하려 한 것이니라.
7절 ^8-13-7
영학이 아뢰기를, 어찌 감히 사람을 죽이오리까, 그런 일이 없나이다.
8절 ^8-13-8
말씀하시기를, 깊이 생각해보라. 너는 열여덟 살에 살인한 적이 있고, 금년에도 사람을 죽였노라.
9절 ^8-13-9
영학이 환히 깨달아져서 아뢰기를, 이런 일이 있었사오니, 열여덟 살 때에 남원에서 아전이 세금을 독려하러 왔는데 말과 행동이 너무 무례하기에, 분노를 이기지 못하여 저도 모르게 화로를 던졌더니 그 사람이 머리를 다쳐 다음 해에 죽고, 금년에 의병이라고 자칭하는 사람이 나쁜 짓을 하기에 대장을 찾아가 꾸짖었더니, 뒤에 들리는 소문에 그 졸병을 쳐 죽였다 하옵니다.
10절 ^8-13-10
말씀하시기를, 바로 그 일을 이름이니라.
11절 ^8-13-11
영학이 이에 전날의 잘못을 뉘우치고 큰 은혜에 감사의 눈물을 흘리니라.
12절 ^8-13-12
영학이 다시 아뢰기를, 몇 년 전에 최면암과 더불어 의병을 일으킨 적이 있었더니, 이제 일본군이 제자를 의병의 거두라고 하여 수사가 날로 심해지니, 목숨을 구해주소서.
13절 ^8-13-13
말씀하시기를, 영학아. 나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목숨을 보존하지 못했으리라. 너는 지금부터 최익현 등과 함께 꾸미던 일은 인연을 끊으라. 내가 오늘 일본군 대장에게 칙서를 써 주리니, 너는 자수를 하라.
14절 ^8-13-14
영학이 말씀드리기를, 지금 형세가 저들에게 잡히기만 하면 반드시 죽으리니, 자수하는 것이 불가하나이다.
15절 ^8-13-15
말씀하시기를, 내가 명령하거늘 그가 어찌 감히 못된 짓을 하리오. 너를 잡아 가두기는 고사하고, 일이 저절로 풀리노라.
16절 ^8-13-16
영학이 칙서를 청하매 칙령을 써 보여주시며 말씀하시기를, 일본군 대장이 이 글을 보면 감히 너를 해치지 못하고 도리어 너를 반겨 주리라.
17절 ^8-13-17
이어 칙서를 태우시고 말씀하시기를, 칙서가 먼저 그에게 닿았으니 너는 근심치 말고 다녀오라. 일본군이 지금 순창에 주둔하였으니, 너는 먼저 군수를 만난 뒤에 일본군 대장에게 통지하라.
18절 ^8-13-18
영학이 두려움과 의혹이 번갈아 일어나되, 순창으로 가서 명을 받들어 행하니라.
19절 ^8-13-19
일본군 대장이 영학이 왔다는 말을 듣고 크게 위세를 떨쳐 영학이 있는 곳을 수백 명 군사로 에워싸더니, 먼저 심문을 하고난 다음에 구류간에 가두니라.
20절 ^8-13-20
영학이 대선생께서 갇히지 않으리라 하신 말씀을 생각하여 큰 소리로 저항하니, 마침내 여러 장수들을 권하여 항복시키겠다고 약속케 하고 석방 시키니라.
21절 ^8-13-21
영학이 돌아와 뵈오려 할 때, 마당 앞에 이르자마자 먼저 위로하여 말씀하시기를, 네가 이번 길에 많이 놀랐도다.
22절 ^8-13-22
일본군 대장이 어찌 감히 너를 가두리요. 칙명을 어긴 죄를 다스리리라.
23절 ^8-13-23
그 뒤에 일본군 대장이 순창에서 즉사 하니라.
24절 ^8-13-24
하루는 백암리에 계시며 설법하시고 행법하시사, 물을 머금어 종이에 뿜으시니 바로 하늘에서 비가 내리니라.
25절 ^8-13-25
제자가 명으로 청수 한 동이를 받들어 올리거늘, 대선생께서 한 그릇을 떠서 반은 마시시고 나머지는 도로 동이에 쏟으시니라.
26절 ^8-13-26
말씀하시기를, 너희들도 각자 한 그릇씩 마시라.
27절 ^8-13-27
제자들이 명을 받들어 마시니 신명에게 칙령을 내리시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