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1절 ^8-1-1
2절 ^8-1-2
행법하시고 신명에게 명령하시니라.
3절 ^8-1-3
때에 날씨가 혹독하게 춥고, 상서로운 눈이 크게 내리니라.
4절 ^8-1-4
말씀하시기를, 지금 큰 공사가 하늘로 올라가노라.
5절 ^8-1-5
너희들은 화액이 풀릴 때가 가까워졌고, 나 또한 조만간 풀리느니라.
6절 ^8-1-6
제자가 여쭈기를, 이번 공사가 관액을 없애나이까?
7절 ^8-1-7
말씀하시기를, 어찌하여 꼭 관액만 이겠느냐?
8절 ^8-1-8
그 뒤에 경무청 관원이 한 사람씩 사실을 조사하고 행적을 더듬어 뒤져보아도 의병의 혐의가 없으니, 곧 석방하려고 음식을 잘 차려 먹이니 제자들이 말하기를, 한국 조정이 예로부터 장차 죽이려는 사람에게는 별식(別食)을 먹이는 전례(前例)가 있으니, 죽을 날이 멀지 않았도다 하며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많더니, 그날로 모두 풀려나니라.
9절 ^8-1-9
옥에 갇혔던 스무 사람 중에서 형렬과 자현 이외에는 다시 스승으로 모시는 사람이 없고 원망하는 말을 많이 하였으니, 말하기를, 선경세상을 열어 평생 동안 영화를 누리게 해준다고 하더니, 그 사람에게 속아서 거의 죽을 뻔 하였다 하니라.
10절 ^8-1-10
그 중에서도 세 사람이 가장 심하여 조사관에게 온갖 없는 말을 지어내어 헐뜯어 비방하더니, 한 사람은 신벌을 받아서 죽고, 한 사람은 신벌을 받아 폐인이 되니라.
11절 ^8-1-11
대선생께서 정해진 수(數)를 순하게 받으시고 경칩절에 마침내 액(厄)을 푸시니라.
12절 ^8-1-12
하루는 한 사람을 불러오게 하사 말씀하시기를, 공신아 내가 천지 사이에 있으면서 다시 무엇을 바라겠느냐? 하늘의 신선과 부처와 성신들이 백성들의 삶을 슬퍼하여 정성을 다해 빌고 바라므로, 나는 차마 물리치지 못하여 세상에 내려와 도를 세웠노라.
13절 ^8-1-13
무릇 천지의 이치가 일[事]이 있으면 수(數)가 있나니, 나는 영원한 세월의 억조 백성을 위하여 그 액을 순순히 받았으나, 천지 만신이 내가 혹시라도 다칠까 두려워하고 내 마음이 아플까 두려워하여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듯 잠시도 내 곁을 떠나지 않나니, 네가 어찌 감히 나를 해칠 수 있겠느냐? 내가 너를 버리면 너는 성명(姓名)을 보존하기 어렵노라.
14절 ^8-1-14
공신아, 천지에 죄를 빌고 나에게 돌아와 영화를 구하라. 나는 너를 버리지 않음으로써 내 덕이 상하지 않게 하리라. 화춘은 이미 죽었으니 신명으로서 영화를 누리게 하고, 장근은 폐인이 되었으니 또한 구해주리라.
15절 ^8-1-15
하루는 장성 백양사에 계시며 밤새워 칙령을 내리시니라.
16절 ^8-1-16
중들이 명을 받들어 법당의 문을 모두 열어놓으니, 담뱃대를 들어 모든 부처의 머리를 세 번씩 치시고 말씀하시기를, 세상에 내려가 아내 얻고 자식 낳아 인생을 즐기라.
17절 ^8-1-17
제자가 여쭈기를, 이제 부처의 머리를 때리시고 아내 얻어 자식 낳으라 명하시니 어째서입니까?
18절 ^8-1-18
말씀하시기를, 미륵은 세상에 머무는 부처이므로, 모든 부처를 해원함이니라.
19절 ^8-1-19
돌아오시는 길에 길 중간에 이르시니, 어떤 사람이 앞에서 오니라.
20절 ^8-1-20
그 사람은 술법으로 이름을 얻어 세상에서 정선생이라 부르니, 인근에서 받드는 사람이더라.
21절 ^8-1-21
가까이 왔을 때 명령을 내리시니, 말씀하시기를, 올려 바치라.
22절 ^8-1-22
그가 너무 당황하여 어쩔 줄을 몰라 엎드려 응대하니라.
23절 ^8-1-23
조금 지나서 다시 명하여 말씀하시기를, 올려 바치라.
24절 ^8-1-24
그 사람이 다시 어찌할 바를 몰라 엎드려 응대하니, 그 뒤에 길을 가시니라.
25절 ^8-1-25
이 뒤에 같이 다니던 사람이 이상히 여겨 정선생이라는 사람을 만나보니, 마침내 폐인이 되어있거늘 그렇게 된 까닭을 물으니 그 사람이 탄식하며 말하기를, 하느님이 아니시면[非天이면] 어찌 그러하리오. 처음 명령하심에 천둥소리가 들려 정신을 잃고, 다시 명령하심에 벼락을 맞아 혼이 떨어지니, 가진 재주가 모두 없어지고 정신과 혼이 흩어져 버려서 마침내 폐인이 되었노라. 그때 나에게 명령하시던 나그네의 성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지만, 하느님께서 세상에 내려오신 바가 아니라면[非天主降世] 어찌 이와 같을 수 있으리오 하니라.
26절 ^8-1-26
27절 ^8-1-27
세 사람이 이날 명을 받들어 일을 행하니, 대선생의 옷이 한 벌이요, 화로 한 개와 청수 한 동이와 삶은 돼지 한 마리와 술과 과일과 포와 나물이 약간이더라.
28절 ^8-1-28
밤이 깊어 사람이 다니지 않을 때를 기다려 정문 앞에 구덩이를 파고, 옷은 세 사람이 하나씩 나누어 입고, 음식 담은 그릇들은 법에 따라 만들어 법에 맞게 두었다가 법에 따라 옮겨서 법에 맞게 묻기를 가르치심에 맞추어 정성껏 실행하여, 일이 끝나니 맑은 하늘이 갑자기 바뀌더니 검은 구름이 하늘을 덮고 큰 비가 쏟아져서 지척을 분간치 못하게 하고, 천둥 번개가 크게 일어나니라.
29절 ^8-1-29
형렬이 그 전에 급히 돌아와 간신히 복명하였더니, 그때 비와 천둥번개가 크게 일더라.
30절 ^8-1-30
말씀하시기를, 형렬아 세 사람의 일이 이때쯤이면 되었겠느냐?
31절 ^8-1-31
말씀드리기를, 꼭 그럴 시간이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