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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개벽경 · 권 5 · 을사편 (乙巳篇) · 乙巳 1905

7장

1절 ^5-7-1
을사년 가을 팔월 ○일 ○시에 대선생께서 회선동에 계시며 천지대신문을 여시고, 천지대공사를 행하시니라.
2절 ^5-7-2
설법하시고 행법하시니, 제자들이 명을 받들어 나란히 앉아 마음을 바로하고 언행을 삼가니라.
3절 ^5-7-3
칙령을 내리시니, 運來重石何山遠(운래중석하산원)고 粧淂尺椎喬木秋(장득척추교목추)라. 무거운 돌을 옮겨오니 어느 먼 산에서 인가 한 자나 되는 몽둥이가 큰 나무처럼 화장을 한 가을이라. 제자들이 명을 받아 선생문명(先生文明)이 아닐런가 라고 심고하고 받으니라.
4절 ^5-7-4
칙령을 내리시니, 霜心玄圃淸寒菊(상심현포청한국)이오 石骨靑山瘦落秋(석골청산수락추)라. 서릿발같은 마음은 그윽한 채소밭에 핀 맑은 국화꽃이요 청산에 돌 같은 뼈대가 보이니 잎지고 파리한 가을이로다. 제자들이 명을 받들어 선령문명(先靈文明)이 아닐런가 라고 심고하고 받으니라.
5절 ^5-7-5
칙령을 내리시니, 千里湖程孤棹遠(천리호정고도원)이오 万邦春氣一筐圓(만방춘기일광원)이라. 천 리 먼 호수 길을 외로운 노질로 지내오니 모든 나라에 봄기운이 한 광주리에 차듯 가득하구나. 제자들이 명을 받고 선왕문명(先王文明)이 아닐런가 라고 심고하고 받으니라.
6절 ^5-7-6
칙령을 내리시니, 時節花明三月雨(시절화명삼월우)오 風流酒洗百年塵(풍류주세백년진)이라. 시절꽃은 삼월비에 밝게 피고, 풍류주는 백년의 티끌을 씻어내는구나. 제자들이 명을 받들어 선생선령선왕합덕문명이 아닐런가 라고 심고하고 받으니라.
7절 ^5-7-7
칙령을 내리시니, 風霜閱歷誰知己(풍상열력수지기)오 湖海浮遊我得顔(호해부유아득안)이라. 驅情萬里山河友(구정만리산하우)오 供德千門日月妻(공덕천문일월처)라. 험난한 세월을 겪어온 나를 누가 알리오, 넓은 바다에 떠도는 내 얼굴을 보노라. 정을 만리에 몰아오니 산과 강은 벗이 되고 덕을 천문에 베푸니 해와 달은 아내가 되노라. 제자들이 명을 받아 우리의 득의지추(得意之秋)가 아닌가 심고하고 받으니라.
8절 ^5-7-8
하루는 가르침을 내리시니,
9절 ^5-7-9
大人輔國正持身(대인보국정지신)하니 磨洗塵天運氣新(마세진천운기신)이라, 遺恨竟深終聖意(유한경심종성의)하니 一刀分在萬方心(일도분재만방심)이라. 대인이 나라를 돕고 몸을 바로 지키니 더러운 하늘을 갈고닦아 새 기운을 돌리도다. 마침내 깊이 한을 남기고 성스러운 뜻을 마치니 만민의 마음이 한 칼로 가름에 있도다.
10절 ^5-7-10
말씀하시기를, 이는 민영환의 만장(輓章)이니라.
11절 ^5-7-11
제자가 여쭈기를, 민영환이 대한제국의 조정의 벼슬 높은 신하로 지금 직책이 시종무관장이라서 세도가 혁혁하거늘, 어찌 만장을 내리시나이까?
12절 ^5-7-12
말씀하시기를, 시세(時勢)를 비추어 보건대 일도분재만방심으로 세상 운수를 알리라.
13절 ^5-7-13
을사년 가을에 함열 회선동에 계시며 칙령을 내리시니,
14절 ^5-7-14
四五世(사오세)에 無顯官(무현관)하니 先靈(선령)이 生儒學 死學生(생유학 사학생)이오, 二三十(이삼십)에 不功名(불공명)하니 子孫(자손)이 入書房 出碩士(입서방 출석사)라. 사오대에 걸쳐 벼슬한 사람이 없으니 선령은 살아서는 유학, 죽어서는 학생이오, 이삼십 세에도 공명을 얻지 못하였으니 자손은 집안에서는 서방이요 밖에서는 석사라.
15절 ^5-7-15
말씀하시기를, 나는 천하에서 사람을 고르는 것이 이와 같으니라.
16절 ^5-7-16
제자들 가운데 대한제국의 조정으로부터 하찮은 벼슬자리라도 교지(敎旨)를 받은 사람이 있으면, 그 종이를 불태워 없애라 하시고 행세하는 것을 엄중히 금하시며 말씀하시기를, 한 몸으로 두 가지 일을 하면[一身兩役] 몸이 두 쪽이 나느니라.
17절 ^5-7-17
하루는 제자가 아뢰기를, 행차하시려 하는데 눈길이 진흙 길이 되어 한 발짝도 떼기 어렵고, 여러 백성이 걱정되옵니다.
18절 ^5-7-18
말씀하시기를, 치도신장에게 칙령을 내리리라.
19절 ^5-7-19
칙령을 내리시니, 御在咸羅山下(어재함라산하)라. 임금이 함라산 아래에 있노라.
20절 ^5-7-20
제자가 아뢰기를, 칙령을 내리시매 찬바람이 크게 일어나 진 길이 바로 굳어지고, 사람들이 신을 바꾸어 신고 다니니 어째서입니까?
21절 ^5-7-21
말씀하시기를, 내 명이 있으면 신명이 집행하거늘 안 될 일이 무엇이리오.
22절 ^5-7-22
가르침을 내리시니, 若有一介臣(약유일개신)이 斷斷兮(단단혜)오 無他技(무타기)나, 其心(기심)이 休休焉(휴휴언)혼데 其如有容焉(기여유용언)이라. 人之有技(인지유기)를 若己有之(약기유지)하며 人之彦聖(인지언성)을 其心好之(기심호지)이 不啻若自其口出(불시약자기구출)이면 寔能容之(식능용지)라, 而能保我子孫黎民(이능보아자손여민)하니 尙亦有利哉(상역유리재)인뎌. 人之有技(인지유기)를 冒疾而惡之(모질이오지)하며 人之彦聖(인지언성)을 而違之(이위지)하야 비不通(비불통)이면 寔不能容(식불능용)이라, 而不能保我子孫黎民(이불능보아자손여민)이니 亦曰殆哉(역왈태재)인뎌. 만약 한 신하가 있어 단단(斷斷)하고 다른 재주가 없으나, 그 마음이 크고 너그러워 그 무리들을 잘 포용하고, 남이 재주 가진 것을 내가 재주 가진 듯 여기며, 남의 뛰어나고 총명함을 마음으로부터 좋아하기가 자기가 한 말처럼 여길 뿐만 아니라 참으로 용납한다면, 능히 내 자손과 백성들을 보존할 수 있으리니 더더욱 이익됨이 있으리로다. (만약 한 신하가 있어) 남이 재주 있는 것을 시기하고 미워하며, 남의 뛰어나고 총명함을 어기어 흘겨보며 서로 사귀지 않고 참으로 용납하지 못한다면, 내 자손과 백성들을 보존할 수 없으리니 또한 위태로울 뿐이로다.
23절 ^5-7-23
말씀하시기를, 나라의 흥망이 이 두 마음에 달려있고, 사람의 선악이 이 두 마음에 달려있고, 신하의 충성과 반역이 또한 이 두 마음에 달려 있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