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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개벽경 · 권 9 · 기유편 (己酉篇) · 己酉 1909

3장

1절 ^9-3-1
기유년 봄에 구릿골에 계시면서 천지대신문을 여시고 천지대공사를 행하시니라.
2절 ^9-3-2
설법하시고 행법하시사 신명에게 칙령을 내리시니라.
3절 ^9-3-3
말씀하시기를, 공우야. 나는 오늘 말[馬]을 타고 태인 살포정(殺捕亭)에 가리니, 너는 먼저 백암리로 가서 경학을 데리고 오라.
4절 ^9-3-4
평일 행차하실 때에는 걸어서 가시고 말을 타지 않으시니라.
5절 ^9-3-5
인암(仁菴)이 명을 받고 시은(市隱)과 동행하여 살포정에 이르니, 바깥 마루에 조용히 앉으사 한 번도 돌아보지 않으시니라.
6절 ^9-3-6
두 사람이 이상히 여겨 안마당을 바라보니, 세 사람이 있는데 서로 상투를 잡고 다투고 있거늘, 자세히 보니 마부(馬夫)가 또한 거기에 끼었더라.
7절 ^9-3-7
시은이 마부가 자기 집 머슴이기에 바로 달려들어 소리쳐 싸움을 말리니, 마부는 냇가로 물러나 앉고, 한 사람은 장사꾼인데 짐을 짊어지고 큰 길 쪽으로 바삐 떠나가며 여러 번 뒤돌아보고, 한 사람은 마당을 가로질러 다니며 목을 놓아 울면서 무수히 욕을 하니 누구를 향한 것인지를 알 수 없더라.
8절 ^9-3-8
잠시 지나서 안마당으로 들어가시더니 그 사람을 위로하시고 손을 잡아 끌어 오시더니, 주모에게 술을 시켜 먼저 한 잔을 마시시고 다시 한 잔을 따르사 그 사람에게 주시며 말씀하시기를, 울음을 멈추고 술을 마시라.
9절 ^9-3-9
그 사람이 마시지 않으려 하다가 마침내 억지로 마시고, 중얼거리는 듯이 하며 울면서 마시니라.
10절 ^9-3-10
인암이 보기에 그 사람의 행동이 무례한듯하여 꾸짖으려 하는데, 무서운 눈길로 보시며 막으시니라.
11절 ^9-3-11
그 사람이 그 뜻을 눈치 채고 두 사람을 향하여 통곡하며 막말을 하기를, 너희들이 하는 일을 내가 다 아노라.
12절 ^9-3-12
울음을 그치지 않거늘, 명령하사 그치게 하시니라.
13절 ^9-3-13
두 사람이 그 일을 이상히 여겨 마부에게 서로 싸운 이유를 물으니 마부가 말하기를, 안마당에 복숭아나무 한그루가 있는데 그 아래 화로가 있어 담배를 피우려고 갔더니, 두 사람이 먼저 와있어서 세 사람이 마주 앉아 겨우 성씨만 알게 되었는데, 모르는 사이에 세 사람이 한꺼번에 서로 상투를 잡고 싸우니, 싸울 이유가 없었다 하니라.
14절 ^9-3-14
두 사람이 이는 반드시 신명의 시비(是非)로 일어난 일이라 생각하여 성(姓)을 물어보니 마부가 말하기를, 자기는 이씨요 장사꾼도 또한 이씨요, 마당에서 통곡하던 사람은 성이 정씨라 하였다 하니라.
15절 ^9-3-15
제자가 여쭈기를, 이번 공사에 세 사람이 싸울 거리가 없거늘 서로 상투를 잡고, 싸우는 줄도 모르고 싸우니 어째서입니까?
16절 ^9-3-16
말씀하시기를, 앞으로 이씨와 정씨의 싸움이 있나니, 오직 나 혼자만이 싸움을 말릴 수 있노라.
17절 ^9-3-17
제자가 여쭈기를, 오늘 싸움에 두 이씨와 한 정씨가 싸우니 어째서입니까?
18절 ^9-3-18
말씀하시기를, 먼 성씨의 이씨[遠姓之李]가 내 사람이 되노라.
19절 ^9-3-19
시은이 이로부터 평상시에 자랑하여 말하기를, 천하에 앞으로 이씨와 정씨가 싸우는 일이 있어 내가 아니면 말릴 수 없으리니, 그렇지 않다면 하필 나를 불러서 싸움을 말렸으리오. 말할 때마다 자랑하더라.
20절 ^9-3-20
하루는 제자가 모셨더니, 어떤 사람이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거늘 말씀하시기를, 오늘 일은 오늘 하고 내일 일은 내일 하라.
21절 ^9-3-21
기유년 봄에 구릿골에 계시며 천지대신문을 여시고 천지대공사를 행하시니, 설법하시고 행법하시사 신명에게 칙명을 내리시니라.
22절 ^9-3-22
제자 아홉 사람이 명에 따라 벌려 앉았더니 말씀하시기를, 이제 교운(敎運)을 전하리라.
23절 ^9-3-23
제자 한 사람에게 명해 말씀하시기를, 너는 대밭에 가서 대 한 그루를 잘라오라.
24절 ^9-3-24
제자가 여쭈기를, 대의 길이는 어찌 하오리까?
25절 ^9-3-25
말씀하시기를, 네 생각에 편한 대로 하라.
26절 ^9-3-26
잘라온 대의 마디를 헤아리니 모두 열 마디가 되니라.
27절 ^9-3-27
한 마디를 자르시고 말씀하시기를, 이는 두목이 되나니 왕래(往來)와 순회(巡回)를 마음대로 하고, 나머지 아홉 마디는 교를 받는 사람의 숫자와 맞노라.
28절 ^9-3-28
제자에게 명해 말씀하시기를, 너는 마당에 나가 하늘을 보라.
29절 ^9-3-29
제자가 명에 따라 하늘을 살피니 검은 구름이 하늘을 덮고, 가운데가 열려 별 아홉 개가 빛나더라.
30절 ^9-3-30
복명하니 말씀하시기를, 이는 하늘이 교 받는 사람의 수에 응하여 모습을 보임이니라.
31절 ^9-3-31
제자가 여쭈기를, 이번 공사가 단지 아홉 사람에게만 교운을 전하사, 대나무를 열 마디로 자르시고, 별 아홉이 맞추어 비추니 어째서입니까?
32절 ^9-3-32
말씀하시기를, 때가 와서 교운이 열리기 시작하면, 초나라 장수가 벌떼처럼 일어나던 형세를 이루리라.
33절 ^9-3-33
기유년 봄에 구릿골에 계시면서, 천지대신문을 여시고 천지대공사를 행하시니라.
34절 ^9-3-34
설법하시고 행법하시사 신명에게 칙명을 내리시니라.
35절 ^9-3-35
제자들이 명에 따라 벌려 앉으니 주문을 내리시는데, 대도주더라.
36절 ^9-3-36
제자 한 사람에게 명하사 말씀하시기를, 너는 한 번 외우라.
37절 ^9-3-37
제자가 명에 따라 주문을 외우니라.
38절 ^9-3-38
말씀하시기를, 너는 이 주문을 만 명에게 전하라.
39절 ^9-3-39
반드시 승낙을 받으신 다음에 다음 사람에게 전하사 이와 꼭 같이 하시고, 사람 숫자에 맞추어 끝내시니라.
40절 ^9-3-40
제자가 여쭈기를, 이번 공사가 앞으로 천하에 포교할 때 한 사람이 만 명에게 전하면 되는 공사이옵니까?
41절 ^9-3-41
말씀하시기를, 만 명에게만 전하는 것이 아니니라. 많이 전하면 공도 많고, 많이 읽으면 복도 많아지노라.
42절 ^9-3-42
하루는 구릿골에 계시며 제자들을 벌려 앉으라 하시고 운장주를 지으시더니 말씀하시기를, 나희들은 한 번 읽고 외우라.
43절 ^9-3-43
제자들이 명에 따라 모두 한 번 읽어서 외우니라.
44절 ^9-3-44
기유년 봄에 구릿골에 계시면서 천지대신문을 여시고 천지대공사를 행하시니, 설법하시고 행법하사 신명에게 칙명을 내리시니라.
45절 ^9-3-45
여러 제자에게 물어 말씀하시기를, 최수운은 오십년 공부에 시천주를 행하였으니 상제께서 수운에게 무극대도를 전하여 시천주를 내리시고, 김경흔은 오십년 공부에 태을주를 얻었으니, 충청남도 사람 김경흔이 하늘에 오십년 기도를 드리매 천신이 경흔에게 일러 말하기를, 앞으로 큰 병이 있어 천하 사람들이 모두 죽게 되거든 이 주문으로 구하라 하면서 태을주를 내리니, 이때는 신명이 해원하는 가을철이라. 같은 오십년 공부에 누구를 먼저 해원시켜야 되느냐?
46절 ^9-3-46
말씀드리기를, 어찌 감히 말씀드리오리까. 처분에 달렸나이다.
47절 ^9-3-47
말씀하시기를, 시천주는 이미 행세되었으니, 태을주를 쓰라.
48절 ^9-3-48
두 제자에게 주문을 주시니 태을주라.
49절 ^9-3-49
말씀하시기를, 이 주문으로 포교하되 각자 십만 명씩 하라.
50절 ^9-3-50
제자 한 사람은 그 자리에서 명을 따르고, 한 사람은 말씀드리기 어려워 머뭇거리거늘 독촉하여 승낙을 받으시고 말씀하시기를, 평천하는 내가 하리니 치천하는 너희들이 하라. 이것이 치천하 오십년 공부가 되노라.
51절 ^9-3-51
제자가 여쭈기를, 제자들이 태을주로 천하에 포교하여 치천하 오십년 공부가 되니, 어째서입니까?
52절 ^9-3-52
말씀하시기를, 나는 먼저 평천하 오십년 공부를 하고, 너희들은 장차 치천하 오십년 공부를 하리니, 옛날에 당요가 백 년 동안 재위에 있었노라.
53절 ^9-3-53
하루는 제자가 모시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와서 뵈이니 말씀하시기를, 오늘 내가 시를 지으리니 너는 세 글자를 부르라.
54절 ^9-3-54
그 사람이 천지인을 부르니 이에 시를 읊으시니,
55절 ^9-3-55
天上無知天(천상무지천) 地下無知地(지하무지지) 人中無知人(인중무지인) 知人何處歸(지인하처귀). 위로는 하늘이 있는데 그 하늘을 모르고, 아래로는 땅이 있는데 그 땅을 모르며, 가운데로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을 모르니, 아는 사람은 어느 곳으로 돌아가리오.